[오름이야기]넙게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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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넙게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3.3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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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46.5m 비고: 62m 둘레: 2,289m 면적: 260,296㎡ 형태: 말굽형

 

넙게오름

별칭: 광챙이오름. 광해악(廣蟹岳)

위치: 안덕면 서광리 943번지

표고: 246.5m 비고: 62m 둘레: 2,289m 면적: 260,296㎡ 형태: 말굽형 난이도: ☆☆

 

 

 

낮고 펑퍼짐한 산 체이지만 심지가 있는 광챙이...

 

산 체의 모양새가 넓은 게처럼 생긴 데서 유래한 명칭이며 기슭에서 이어지는 정상부 일대와 외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펑퍼짐하고 넓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넙’은 ‘넙다. 넓(넓다)’을 의미하며 부르는 음 그대로 방언을 통하여 사용을 하였으며 ‘게’는 일정한 공간이나 구역 정도를 칭하였거나 보조형의 단어로 표현을 하였다.

따라서 넙게는 넓게나 넓다 정도로 풀이를 할 수 있으며 이를 대역한 한자로 광해악(廣蟹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한편, 이 오름이 위치한 마을은 서광리이며 예전에는 ‘광챙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광챙이오름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지금은 오름을 기준으로 하여 마을을 구분하고 있는데 동서로 나눠진 후 각각 서광동리와 서광서리로 분리가 된 것이다.

오름 정상부에는 이동통신 기지국이 세워져 있으며 평화로 동광 초소나 주변 일대에서 쉽게 확인이 된다. 또한 상수도 급수장이 있는데 이 때문에 관리나 사용과 관련하여 기슭을 따라 급수장 주변까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다.동사면은 다소 가파른 편이고 서사면을 따라 말굽형의 굼부리가 넓게 퍼져 있으나 침식의 흔적과 무성한 수풀과 잡목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식별이 쉽지는 않다.

산림녹화 정책 시기에 식재를 한 후 곧게 자란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외부에서 쉽게 산 체를 살필 수 있는 반면 이로 인하여 정상부의 일부는 외부를 가로막고 있어 전망은 한계가 따르나 일부 트인 공간을 통하여 마을과 오름 군락 등을 볼 수가 있다.마을과 인접한 만큼 기슭과 등성의 일부에는 묘들이 있으며 부분적으로 억새가 군락을 이뤄 숲의 허전함을 메워주고 있다.

 

 

 

-넙게오름 탐방기-

 

넙게오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별 어려움은 없었다. 오름의 형세가 넓적해서 붙여진 명칭임을 알 수가 있었고 펑퍼짐한 정상부의 능선과 함께 경사가 심하지 않게 이어지는 산세 역시 명칭과 어울리는 곳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불과 62m의 비고(高)이지만 기슭을 따라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 체의 모습과 더불어 분화구를 살필 수 있어서 오름으로서의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었다.

이동통신 기지국과 급수장 시설로 인하여 변화가 이뤄졌으며 체육시설까지 갖춰져 있어서 깊고 그윽한 자연 미를 느낄 수는 없으나 마을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점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정비와 관리가 잘 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서광교차로에서 구억리(모슬포/대정) 방향으로 이동을 하면 넙게오름이 보인다.

소인국테마파크와 마주하고 있으며 도로변을 통하여 노출이 된 소로로 진입을 할 수 있으므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진입로 주변에 주차를 할지라도 전진형의 탐방과 둘레를 돌고서 북쪽 진입로를 통하여 나오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한 곳에 탐방로가 있었으나 근년에 산책로를 정비하고 운동기구 등을 추가로 구성을 하면서 새로운 탐방로도 만든 것이다.

먼 거리에서 볼 때 산체가 넓게 퍼져서 크고 높게 보이지만 실제 탐방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오름 탐방으로서의 깊고 그윽한 맛을 느끼기보다는 운동과 산책을 겸한 만남으로 여기는 것이 좋으며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에 지나는 길에 잠시 오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변에 인기가 있는 걸쭉한 오름들이 있는 데다 비고(高)가 낮아서 탐방의 깊은 맛이 안 나는 때문에 더러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어느 오름을 오르더라도 대부분은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여건이 되므로 불평이나 투정을 부릴 필요는 없다. 또한 맑고 신선한 공기에 흠뻑 젖을 수 있다는 점과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서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도 괜찮을 것이다.

저평가의 대상으로 여기기에 앞서 어차피 오르미로서의 존재감을 스스로 느끼려면 말이다.인근에 인위적인 관광지와 더불어 곶자왈 숲을 비롯한 자연 탐방로 등이 있어서 연계하기가 좋다. 별도의 워밍업 장소를 만날 겨를이 없이 바로 올라가야 하므로 사전에 가벼운 몸풀기를 하는 것이 좋다. 길고 높게 이어지는 경사를 따라 오르다가 데크 로드가 끝날 무렵에는 타이어 매트가 바닥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직 정상 근처에도 못 갔지만 가파른 경사를 오른 후 숨 고르기를 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주변과 먼 곳의 풍경을 펼쳐졌다. 멀리 한라산은 눈을 덮은 모습으로 자신의 전부를 내주려 했지만 구름층의 심한 시기와 질투가 방해를 했다. 그래도 넙게의 동쪽에 위치한 이웃들인 거린오름과 북오름의 모습은 한결 선명하게 보였고, 남풍은 이들을 거쳐서 오는 동안에 보다 더 정화되었는지 시원하고 청명하게 느껴졌다.

기슭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를 오르다가 2차 능선을 따라 정상부로 가는 곳에는 묘들이 있었고 일부는 이장을 해간 묘의 자리도 보였다. 마을과 인접한 이유도 있겠지만 일찍이 명당을 운운하며 망자들을 맡기기도 했을 것이다.정상부 주변에는 송신 기지탑이 높이 솟아 있다.

유난히도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향하여삿대질이라도 하듯이 제법 높게 치솟아 있다. 트인 공간을 통하여 바야흐로 주변을 전망할 차례가 되었고 그 시작은 남송악(남소로기) 방향을 우선으로 했다. 방향을 달리해서 바라보는 남소로기는 확실히 산 체의 규모나 높이 등을 우러를 수밖에 없었다.

 

거린오름과 넙게오름을 함께하며 행여나 누가누가 더 잘났냐를 논하기보다는 서로가 양보의 미덕을 지닐 상(像)이다. 차라리 너 잘났나니 나 잘났니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면서 이웃사촌으로 지내는 모습으로 정리를 하였다. 조금 더 떨어진 곳으로 눈을 돌리니 도너리오름이 우쭐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출입제한이 따르는 곳이기에 그저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시샘을 보내는 솔직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당오름과 정물오름도 시선의 한몫을 차지하면서 넙게의 머리도 결코 전망에 있어서 빈약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여줬다.

몇 발자국 옮겨 이번에는 굼부리 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어수선한 모습이었다.동절기라서 그런 느낌이 더 들었지만 사계절 어느 때일지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 편으로 본다면 어지럽고 자유스럽다는 것은 좀 더 자연적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침식 등의 작용으로 부분적인 변화가 이뤄졌고 일대는 수풀과 잡목들이 장악을 하고 있었다.

올라올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촘촘하게 이어지는 계단형의 나무를 밟으며 지나는 산책로는 제법 길게 이어지지만 둘레를 비스듬하게 거치는 동안 별 무리가 없이 부드럽게 내려갈 수 있다. 산 체 아래쪽에 도착을 하니 물통이 하나 보였는데 ‘뒷새물’ 이라 부르는 못이었다.

이 연못은 서광리 주민들이 예로부터 음용수로 사용한 유서 깊은 연못이라 하고, 오름 옆 다른 방향에는 ‘넓게물’이 있으며 그곳 역시 한때 식수로 사용이 되었던 중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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