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노꼬메 (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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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노꼬메 (족은)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4.03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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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774.4m 비고: 124m 둘레: 3,112m 면적: 601,440㎡ 형태: 말굽형

 

노꼬메 (족은)

 

별칭: 족은오름. 족은노꼬메. 족은놉고메. 소녹고악(小鹿古岳)

위치: 애월읍 유수암리 산138번지

표고: 774.4m 비고: 124m 둘레: 3,112m 면적: 601,440㎡ 형태: 말굽형 난이도: ☆☆

 

 

사슴들이 노닐기에도 너무 넓고 큰 산 체이나 큰노꼬메의 입지 때문에...

 

이웃하고 있는 큰노꼬메와 연관하여 족은노꼬메라 부르며 각각 큰오름과 족은오름으로 구분을 하기도 한다. 또한 나란히 이어지는 두 산 체의 입지를 고려하여 형제오름이라고도 부르며, 다른 맥락으로는 예전에 이 오름에 사슴이 살았다고 하여 소녹고악(小鹿古岳)이라고도 한다.

큰노꼬메의 북동쪽에 위치했으며 이 오름의 입지 때문에 족은노꼬메라고 하지만 사실상 제주의 여러 오름들에 비하여 결코 낮거나 몸집이 작은 산 체가 아니다. 면적과 비고(高)는 물론이고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굼부리 등 오름으로서의 입지와 특징이 뚜렷하다.

남북으로 두 봉우리가 마주하고 있으며 북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분화구를 지니고 있다. 특히나 원형처럼 둥글게 이어지는 등성마루 아래의 분화구는 몇 개로 나눠져 있는 특별한 화산체이다. 분화구를 중심으로 기슭을 따라 등성으로 이어지는 곳은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이웃하는 큰노꼬메 외에 상잣성 탐방로가 개설이 되어 연계할 수 있다.

보다 좋은 힐링 여행의 장소를 딱히 꼬집기가 힘들지만 어디까지나 자연적 환경이 모체가 되는 것은 틀림이 없다. 산이 있고 물이 있는 곳이나 숲이 있고 자연적 요소가 뚜렷한 곳이라며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오름 탐방에 있어서 숲길을 포함하거나 자연림이 우거진 곳을 지나는 조건이라면 역시나 더한 바램을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나 옛 돌담길을 따라 숲이 우거진 자연의 길을 따라 지나는 과정은 그 느낌만으로도 충족의 부피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러한 친환경적인 조건을 갖춘 곳을 지나 오름에 올라 전망 놀이를 할 수 있다면 그 기분은 어떠할까. 옛 상잣질(길)을 따라 숲길을 걷고 오름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갖춘 대표적인 곳이라면 족은노꼬메를 꼽을 수 있다.

잣성길이라 함은 조선시대에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경계용 돌담을 말하며 해발에 따라 상,중,하잣성길로 구분이 된다. 이 중 상잣성길은 흔히 상잣질이라고도 하며 질은 제주 방언으로 길을 뜻하는 말이다. 해발이 말해주듯 하잣성보다는 상잣성은 자연적 요소나 산림의 환경적 조건이 더 깊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오름 또한 고지대에 위치한 만큼 밀림을 방불케 하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힐링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어디까지나 덤이 되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정상에 올랐을 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족은노꼬메를 만나는 방법은 여러 갈래의 초입지를 선택할 수 있다. 궤물(궷물)오름 초입지를 비롯하여 큰노꼬메를 경유하는 방법이 있으며 상잣성길의 일부를 포함하는 루트도 있다.

오름과 숲길이라는 다홍치마를 걸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족은노꼬메 진입로를 선택하는 방법이 좋다. 물론 큰노꼬메와 족은노꼬메를 시작과 끝지점으로 하여 상잣성길 완주나 두 오름을 거치는 과정도 매력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양 방향 주차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행들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전부가 아닐지라도 숲길과 오름으로 이어지는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족은노꼬메 초입을 거쳐 상잣성길을 따르는 전진 코스가 좋으나 대중교통을 통하여 접근이 불가능한 점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다.

 

-족은노꼬메 탐방기-

그 옛날 테우리들이 넘나들던 곳.방목하던 말들의 경계용으로 쌓았다고는 하지만 제주의 돌담문화가 그러하듯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세월을 반영하듯 돌담들에는 이끼가 끼었고 넝쿨 식물과 양치류 등의 터전이 되었다. 봄의 중심에서 만나는 상잣성 돌담은 원색을 감췄고 푸른빛으로 색칠이 되어 싱그러움까지 갖추고 있었기에 내딛는 걸음에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족은노꼬메를 오르는 과정에서 상잣성길은 몸을 푸는 하나의 워밍업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하물며 자연 미가 듬뿍 실린 좋은 길을 걸어가는데 기분이 어떻겠는가. 아스콘은 고사하고 시멘트조차 얼씬거리지 않은 자연의 길이 이어졌다. 소나무 군락지를 만나면서 떨어진 솔잎을 밟으며 지나는 동안에 행여 솔방울이 밟힐까 애써 조심스럽게 지나쳤고, 잡초들마저 풋풋하게 길의 한복판을 차지한 곳을 지날 때에는 자연스럽게 그들을 피하곤 했다.

갈림길을 지나고 계속해서 전진을 하다 보니 상잣성길의 기점인 큰노꼬메오름 입구가 나왔다. 이 지점 우측으로는 궷물(궤물)오름 입구이며 실상 족은노꼬메 오름만 탐방할 경우 이 방향이 좀 더 가까운 편이며, 족은노꼬메를 오른 후 하산길에서 이 방향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양 방향 주차를 하거나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과정이 되므로 전제 조건이 따라야 한다.

오름 초입지 안내표지를 따라 좌측으로 좀 더 이동을 하니 진입로가 보였다. 비로소 족은 노꼬메의 품으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여유를 부리기보다는 모처럼 운동 모드를 포함하여 오르다 이내 숨이 차서 걸음을 멈췄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소리들이 그렇게 하기를 명령했고 울창한 숲이 세차게 권유를 했기에 기꺼이 받아들였다.

고개를 들어 보니 한낮의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비쳐왔다. 따갑지는 않지만 눈이 부셔 이내 카메라를 들이대며 반항을 했다. 거친 숨소리를 차분하게 추스르기에는 핑곗거리로 안성맞춤이 되었다. 언제나 혼자의 진행은 외롭지만 이런 분위기에 워낙 능숙한 편이다.빠르거나 느린 진행을 탓할 사람도 없고 쉬어가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보고 내가 느끼는 과정이 그러하며 진행상의 기록이나 경쟁은 물론이고 순위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유인이 되어 자연과 함께 하는 그런 순간이 좋다.족은노꼬메 등성에 도착을 했다.한동안 숲 속을 지난 때문인지 훤하게 열린 세상이 반갑기만 했다. 오르는 동안 에너지를 필요로 하겠지만 오르고 나면 두 배의 에너지를 얻게 된다.

그것이 오름이들에게 주어지는 하나의 선물일 수도 있다.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지만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주목할만한 오름이라 할 수가 있다. 아직 전망의 여건을 갖춘 곳에 도착을 하지 않았지만 일부 열린 공간으로 풍경이 펼쳐졌다. 한대오름 능선도 사정권 안에 들어오고 형 노릇을 하는 큰노꼬메의 산 체도 보였다.

 

높이야 다르지만 구태여 눈높이를 다르게 할 필요는 없다. 온통 푸르게 물든 등성 주변이지만 분화구로 이어지는 기슭 한쪽에 철쭉이 연분홍으로 꽃을 피워 유혹을 해댔다. 가까이 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주섬주섬 내려가 기꺼이 흔적을 담았다.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으련만 애써 꽃잎에 살포시 입을 맞췄다.봄 햇살과 숲 향의 건네는 풍요로움을 누리며 전망 여건이 좋은 지점에 도착을 하였다.

순서가 정해지지 않았다 할지라도 맨 먼저 한라산에 인사를 건넸다. 한낮의 기온이 가시거리를 방해하고 미세먼지가 횡포를 부리려 했지만 결코 내 두 눈을 피하지는 못 하였다. 천천히 눈을 돌리며 보이는 모든 오름들의 이름들을 불러봤다.

어승생악. 살핀오름. 천아오름. 산세미오름......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봄에 다 다시 만나고 싶은 화산체들이다. 말굽형 화산체이지만 굼부리를 중심으로 원형처럼 둥글게 이어지는 등성마루로 탐방로가 뚜렷하게 나 있다.

방향에 따라 식물의 분포가 다소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기후나 햇살 등 위치와 관련한 때문일 것이다. 탐방을 하는 이들로서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있기에 지루함은 그만큼 사라지게 된다.조금 전 등성마루에서 봤던 풍경보다는 오히려 이곳에서가 더 시각적 효과가 있었다.

선 채로 다시 한라산부터 한대오름을 거쳐 방향을 돌린 후 큰노꼬메까지 바라봤다. 산 체의 아래 지역 삼나무숲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우측은 상잣성길 갈림길에서 만나는 지점이며 궷물오름 방향이다. 바로 옆으로는 큰노꼬메 정상으로 이어가는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다.

시간이나 체력을 비롯하여 양 방향 주차 등 여건이 된다면 두 형제를 다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입지로 가기 위해서는 좌측으로 조금 더 이동을 하면 고사리 초원이라 부르는 곳이 나오며 출발지로 이어지게 된다.

사박사박.....뚜벅뚜벅.....달그락달그락.....

고사리 정원에서 초입지까지의 거리는 대략 1km 정도의 거리이다.작지왓(작은 돌멩이) 같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지만 주변이 숲인데다 경사가 없어서 불편함은 없다. 아름다운 여정의 마무리이면서 오래도록 기억이 될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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