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노로오름 (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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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노로오름 (족은)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4.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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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019.2m 비고: 34m 둘레: 1,245m 면적: 95,867㎡ 형태: 복합형

 

노로오름 (족은)

별칭: 족은노리. 장악소봉(獐岳小峰)

위치: 애월읍 고성리 산154번지

표고: 1,019.2m 비고: 34m 둘레: 1,245m 면적: 95,867㎡ 형태: 복합형 난이도: ☆☆☆

 

 

노루가 노닐던 터전은 깊은 숲으로 변했고...

 

오래전에 이 오름 일대에 노루가 많이 서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함께 이어지는 산 체가 있는데 구분을 위하여 각각 큰 노로, 족은 노로로 부르고 있다. 한자 역시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장악소봉(獐岳小峰)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

한편, 노루와 관련하여 제주 방언으로 노리나 노로 등으로 부르는 때문에 오름의 명칭도 이에 따르기는 하나 오늘날에 와서는 대부분 노루오름으로 부르며 비슷한 오름과 명칭으로는 노리손이(노로생이)가 있다.1,000m가 넘는 해발이 말해주듯 한라산의 줄기를 따라 비교적 고지대에 위치하였으며, 일대는 삼나무를 비롯하여 자연림이 깊은 숲을 이루고 있다.

산 체의 가장 가까운 부분부터 이어지는 탐방로 일대는 조릿대들이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으나 찾는 이들이 많아 진입에 큰 불편이 따르지는 않는다.두 산 체는 남북으로 길게 등성을 이룬 채 서로 굼부리를 지니고 있으며 폭발 당시 원형 외에 외부로 빠져나간 흔적을 남기고 있어서 복합형 화산체로서의 면모를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나 1개의 원형 굼부리 외에 1개의 원추형 화구를 지니고 있으며, 분화구 내부는 집중호우나 어느 정도의 비가 내린 후 물이 고이는 습지를 이루고 있는데 보통의 원현 화산체에 비하여 특별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큰, 족은(작은) 노로오름으로 나뉘어 부르기 때문에 두 개의 화산체로 알기 쉬우나 자세히 보면 작은 능선의 봉우리가 더 이어진다.

이 때문에 한 묘비에는 큰 노루오름을 대장악으로 하고 장악 서봉과 동봉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접근성이나 현장 상황을 감안할 때 큰 노로오름과 함께 만나는 것이 보통이며 두 산 체를 오가는 동안에는 서로의 굼부리를 안을 다 살필 수 있다.

 

기슭과 등성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에 길고 넓게 이어진 모습에서 하나의 산 체로 착각이 될 정도이다. 큰 노로의 입지가 전망을 하기에는 너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족은 노로에서 더 이상의 기대를 할 수는 없지만 추가적으로 동쪽 일대를 살필 수가 있다.

산 체의 허리를 지날 때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경사가 없는 것도 특징이며 정상에서의 전망은 가히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진입시 초입을 따라 진행을 하면서 두 산 채를 만난 후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일행들과 함께 양 방향 주차를 할 경우는 별도의 루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일대에는 국공에 포함되지 않은 인기 오름들이 있는데 한대오름과 붉은오름이 대표적이며 시간과 체력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함께 만나보는 것이 좋다.

 

 

-족은 노로 탐방기-

(큰 노로에서 계속)족은노로 정상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따라가다가 묘 1기를 만나게 되는데, 그 옛날 이곳까지 상여를 메고 왔을 생각을 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곱게 단장을 하고 산담까지 쌓은 무덤이며 족은 노로의 이정표 역할도 한다.

이곳에서도 한 면으로 풍경이 열리기 때문에 대부분은 휴식이나 전망의 기회를 갖게 된다. 산 체의 기슭을 따라 내려오다가 굼부리의 모습이 보이는데 물이 고여 있었다. 태풍 차바의 영향인 탓도 있지만 이후 다시 내린 비의 양이 있어 고인 정도가 가늠이 되었다. 큰 노로와 더불어 족은 노로 굼부리 역시 비가 내린 후 스며드는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습지를 이루는 특별한 곳이다.


일부는 물이 빠진 상태라 적당한 곳을 이용하여 안으로 좀 더 들어갔다. 한동안 선 채로 있으니 마치 기(氣) ​가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사방을 에워싼 산 체의 중심인지라 그런 기분이 들었고 적막이 흐르는 내부의 분위기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큰, 족은 노로의 화구 안의 일부는 습지로 이뤄졌으며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생태 변화가 이뤄지면서 물이 고인 모습을 흔하게 볼 수는 없지만 과거에는 노루들이 물을 마시고 가는 터라고 전해지고 있다.아니나 다를까 건너편 쪽에 노루 한 마리가 보였다.

녀석은 잠시 눈 맞춤을 하고서 이내 할 바를 계속했다. 자세히 살피니 꽝꽝나무 잎을 부지런히 먹고 있다. 도망칠 생각은 아예 없는지 우리가 나올 때까지도 꿈쩍하지 않았다. 하기야 저 터전이고 우리가 이방인이니 알아서 사라져야 맞는 거라 생각하며 대견스러움에 쓴웃음을 지으며 나왔다.

다시 기슭을 오르내린 후 큰 노로의 분화구에 도착을 했다. 태풍 차바는 아예 진입로까지 물을 채워 접근에 부담을 준 때문에 안에까지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주변에서 살피는 것으로 대신했다. 진입 때 삼나무 숲을 경유한 대신 나올 때는 원래의 루트를 이용하였다.

아직도 마르지 않은 조릿대 잎은 바지 깃까지 다 적시면서 불편을 안겨줬지만 결코 투덜거리지 않았다. 초행길도 아니 건만 흡족하게 보고 느낀 현장을 생각하며 위안을 하기에는 너무 충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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