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조릿대군락 아래 하얗게 핀 노루발꽃
숲 속 제주조릿대 위로 긴 줄기를 휘어지듯 늘어뜨린 인동덩굴이 하얗고 노랗게 꽃피우며 달콤한 향기를 발산하는군요.
꽃향기는 너울거리는 제주조릿대 군락을 타고 넘어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들의 잎 사이를 비집고 흘러갑니다.
그런데 사사삭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제주조릿대 군락이 너무 무성하여 그 아래에는 아무도 살지 않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조릿대 잎 아래 숲 바닥을 내려다보았지요.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짙은 녹색으로 반들거리는 둥글넓적한 잎 위로 하얀 꽃들이 방울방울 매달려있는 노루발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주변으로 낚시제비꽃, 콩제비꽃, 좀가지풀을 비롯한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조릿대 군락 아래 그늘진 숲 하부에서도 저렇게 아리따운 식물들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노루발은 6-7월에 꽃을 피우는데, 높이 15-13cm의 꽃줄기 끝에 2-12개의 꽃들이 총상으로 매달려 하얀 꽃잎을 펼칩니다.
꽃의 모양이 앙증맞습니다.
다섯 장의 꽃잎 안에는 10개의 수술이 활짝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길게 뻗어 나온 암술 끝이 위로 살짝 굽어 있네요.
꽃이 지고 나면 편평하고 동그란 열매가 맺히고 갈색으로 익게 됩니다.
그늘진 숲 하부에서 씩씩하게 피어난 노루발 꽃이 예쁘기도 합니다.
<노루발이라는 이름은 노루가 다닐 만한 숲에서 자라고 잎이 노루의 발자국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졌습니다. 그래서 한자로는 녹제초(鹿蹄草)라고도 불립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