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암석원에 들어서면 작은 연못이 보입니다.
그 연못 안에 섬이 있는데 그곳이 조금씩 보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한라부추 꽃이 피고 있는 중이거든요.
지금쯤 한라산 1100고지습지에도 한라부추 보라물결이 한창일 것 같습니다.
한라부추는 한라산 1,100m이상에서 보이는 귀한 식물로서,
한라산 일원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한라부추라고 불리지요.
부추 잎을 닮은 잎 사이로 잎보다도 길쭉하게 꽃줄기가 솟구쳐 올랐고,
그 꽃줄기 끝부분에 30여개의 꽃이 산형으로 모여 피었습니다.
꽃과 가까워질수록 코끝이 시큰하게 매운 향기가 밀려옵니다.
아! 매운 향기 가득한 꽃 군락 사이에 사마귀 한 마리가 몸을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동안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던 사마귀가 순간 한라부추 잎을 부여잡고 위를 바라봅니다.
왜 그랬던 것일까요?
사마귀 위쪽에 핀 꽃을 찾아 벌들이 날아들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사마귀는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신속하게 매서운 눈초리로 벌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었지요.
그런데 잠자리 한 마리가 눈치 없이 근처로 날아와 마른 줄기를 부여잡고 앉았습니다.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꽃밭에선 알싸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향기가 아슴아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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