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동산개발업자의 성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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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동산개발업자의 성공담(?)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2.25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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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인터넷에도 없는 회사, 무엇을 맡기나


부동산 개발업자는 늘 꿈을 꾼다.


"돈은 없지만 만약 땅이 있다면...그곳에 투자자들을 불러 모아서 멋진 드라마세트장을 만들어 관광객도 끌어오고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면 될텐데.."


"돈이 없어 사지는 못하지만 나라땅을 빌릴 수만 있어도 그 땅을 임대해 써도 될텐데.. "


"누구를 만나서 얘기해야 하나..확실한 계획이 아니라면 공유지를 빌리기도 힘들텐데.."


이렇듯 부동산 개발업자의 꿈은 언제나 국공유지를 싸게 빌리거나 매입하는 것이다.


공유지는 빌려 쓰다가 사업이 되면 나중에는 구입하기도 쉽기 때문에 부동산 업자라면 누구나 국공유지를 사는 방법이 없는가 하는 것을 늘 연구해 본다. 엄청난 개발이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유지는 누구의 땅인가.


땅값이 오를 때를 대비해 땅값이 쌀 때 미리 사 놓는 비축토지도 공유지이지만 대부분 예전부터 나라땅으로 남겨져 온 국민의 땅이기에 함부로 쓰여져서는 안될 땅이 국공유지이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국공유지가 마치 사유지인양 마구 팔아넘겨지고 있다.


곶자왈지역이 골프장으로 변한다던가 98%의 국공유지를 리조트 개발에 사용토록 허용하든가 하는 일이 빈번하더니 이제는 개발업자의 꿈을 이뤄주는 일에도 공유지가 넘어갈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


최근 제주도는 한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공유지를 임대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인터랜드가 애월에 세우겠다는  JEJU Fantastic Art City 조성사업이 그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mou 체결과 관련 지난 1월 21일 사업제안서가 제출됨에 따라 사업의 타당성 등을 검토했고  이러한 일련의 검토결과,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제주도내 상징적인 랜드마크형 관광자원이 될 경쟁력 있는 아이템으로 관광객 유치, 고용창출 등 제주도민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업무협약에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사업 조성에 필요한 공유지를 임대하는 등 부지확보와 투자인센티브 제공 및 개발사업 승인 인․허가에 따른 행정지원을 하고 (주)인터랜드는 실질적인 사업 추진주체인 특수목적회사(Main SPC)를 늦어도 금년말 이전에 설립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도는 이 사업의 성공여부는사업수행능력이 있는 특수목적회사(Main SPC)의 성공적인 구성 및 설립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므로 MOU 내용에 일정기간내 직접 사업을 시행하게 될 특수목적회사(Main SPC)를 설립하지 못할 경우, MOU효력이 상실되도록 조건을 부여하는 등 상호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투자와 지원을 이행할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개발사업의 선례를 탈피, 사업이 정상적으로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공유지를 매각이 아닌 임대 등의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함으로써 지가상승에 의한 투기우려를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을 한꺼번에 승인받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난 등으로 사업시행 중단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 인․허가를 일괄 승인방식이 아닌 실제 시행 가능한 사업단위로 분리, 순차적(단계적)으로 인․허가 되도록 하여 문제발생 요인이 없도록 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업자는 하다가 안 되면 사업을 포기하면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이 안아야 한다는데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주)인터랜드라는 회사의 정체성이다.


웹사이트 어느 곳을 두드려 봐도 (주)인터랜드라는 회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도 궁금하다.

이 회사 사장은 기자들에게 "부동산개발회사로 자본금은 5억원"이라고 했다. 이 개발사업에는 1조6천억원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mou 체결로 이 부동산 개발업자를 위해 도지사가 나서고 도내 언론이 나서주고 있는 모양새까지 갖추게 됐다.

제주도의 언론이 이 무명의 부동산 개발업자를 무차별적으로 홍보해 주고 있는 셈이다.


결국은 무명의 부동산 개발업자는 제주도 언론의 기사를 빌미삼아 이렇듯 수많은 관심속에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홍보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개발의 특성상 시간과 지금이 필요한데 특별할 것도 없는 이같은  개발계획에 누가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할 것인가도 궁금하다.


제주도 곳곳에는 개발의 헛된 상채기들이 흉물스럽게 많이 남아있다. 또 이런 개발계획과  유사한 업종이 여러군데 산재해 있기도 하다.


도는 차라리 개발업자들에게 이미 하다가 개발이 중단된 곳을 다시 살려보라고 재개발해 볼 것을 권해볼 뿐 새로운 공유지를 마구잡이로 넘겨줄 일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상에 나타나지도 않는 부동산 개발업자의 무엇을 보고 이렇듯 큰 사업을 맡기겠다는 것인지 실로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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