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어른다운 신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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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어른다운 신구범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4.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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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해군은 공사중단을 선언해야 한다

 

단식투쟁중인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신구범 전 지사가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단식투쟁에 돌입한 지 3일째다.

그동안 제주도의 많은 지식인 등 리더급 인사들이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침묵해 왔지만 신 전 지사가 이를 행동으로 반대하는, 제주의 어른으로서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식이란 목숨을 건 투쟁이다.

양윤모 회장의 구속과 단식투쟁에 함께 동참하겠다는 뜻을 담아 신 전 지사는 이같은 단식투쟁에 나서고 있다.

어제 4월19일에는 해군의 힘을 등에 업은 삼성 등 시공사측이 공사를 강행하겠다며 길에 주민들이 쳐 놓은 현수막을 무단으로 철거, 주민들과 강력한 몸싸움이 벌어지며 일촉즉발의 위험까지 갔었다.

이를 목도했을 신 전 지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신 전 지사는 제주환경일보 기자의 "힘들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 있으니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그러나 여기에 이지스함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다지 좋은 마음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해군기지는 현재 밀어붙이기식으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해군으로서는 제주의 아름다운 환경도, 제주도민도, 강정주민의 눈물도, 양윤모 회장의 단식투쟁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시공사측의 안하무인격 태도.

해군은 뒤에 숨고 시공사가 나서서 주민들과 어이없는 전쟁(?)을 하며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는 시공사측이 마치 해군이 된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라는 것이 마을주민들의 불만이다.

그동안 많은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이곳 강정에서 기자회견과 투쟁선언. 몸으로 공사를 막아내는 힘겨운 싸움을 해 왔다.

아마 이 싸움은 해군기지 공사가 멈춰질 때까지 계속 될 전망이다.

아무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들이기에 이 싸움은 더욱 비장하고 강하다.

이런 투쟁지역에 신구범 전 지사가 몸을 던져 반대투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제주의 어른으로서 도민에게 용기있게 보여지는 그 모습이 참으로 보기가 좋다.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섰던 고희범 제주포럼C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제주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제주의 선배들과 제주의 어른들에게 듣는 자리를 마련, 이들 제주의 선배들의 성공과 실패 등 경험을 통해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방향을 잡아 도민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전직 도지사 도의회 의장 대학총장과 상의 회장 등 다수가 나서서 제주도의 미래에 대해 각자의 말들을 쏟아낼 계획이다.

마침 오늘 20일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공교롭게도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첫 연사로 나올 예정이다.

해군기지 문제의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강정마을에서 직접 보고 들은 그의 얘기가 궁금해진다.

신 전 지사는 분명히 말했다.

"모든 절차가 완결될 때 까지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의 어른으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신 전 지사의 단식투쟁은 제주사회에 많은 반향을 불러오며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 신 전 지사와 함께 동참하는 제주도민들이 늘어난다면 이 또한 제주도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해군기지는 세계적인 환경지역이 된 제주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개발정책에 불과하다.

신 전 지사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제주도민에게 해군기지의 당위성을 당당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해군기지는 그야말로 제주에는 독이 될 뿐이다.

해군은 당당하게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 주민들과 이에 대한 토론을 거친 후 공사를 진행시켜야 한다.

시공회사의 뒤에 숨어 공사를 부추키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부끄럽기까지 하다.

해군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 등과 함께 필요한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해군기지 공사를 마땅히 중단해야 한다.

정부조차 제주도의 발전계획을 10월까지 만들어 오면 연말까지 지원계획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는 상태다.

해군기지와 관련 어떤 절차도 아직 투명하고 확실하게 전개된 사안이 없다.

해군이 공사중단을 선언해야 하는 이유다.

그게 현재 단식투쟁중인 신 전지사나 양윤모 회장 그리고 지난 4년간 죽을 애를 쓰며 투쟁해 온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민에 대한 예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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