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비를 피해 찾아갔던 붉나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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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비를 피해 찾아갔던 붉나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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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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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비를 피해 찾아갔던 붉나무에

       
       

 

느닷없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비를 피해 나름 가지를 활짝 펼친 나무를 향해 달려갑니다.

 

 

붉나무 아래에서 잠시 비를 피해 갈 요량이었지요.

어느새 무성하게 잎을 펼친 붉나무는 가지 끝마다 꽃차례를 만들어 두었더군요.

그런데 바람에 살랑이는 잎들 사이로 주황색 물체가 보입니다.

벌써 시들어가는 잎은 아닐 것이고 무엇일까요?

 

 

자세히 보니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입니다.

성충은 5-9월에 숲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됩니다.

주간 활동성으로 꽃꿀을 먹기 위해 꽃에 다수가 모여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앞날개는 주황색 바탕에 까만 점무늬가 흩어져있네요.

그런데 뒷날개의 2-3정도는 황백색을 띱니다.

애벌레의 먹이식물은 노박덩굴이나 푼지나무 같은 노박덩굴과(Celastraceae) 식물입니다.

그러니 알을 낳으려고 붉나무에 앉은 것은 아니겠네요.

 

 

문득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나뭇잎을 바라보는데 어쩐 일인지 대부분 잎가장자리가 뜯겨있습니다.

거센 바람 때문이었을까요?

 

 

잎을 살피다 재미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잎 위에 새똥처럼 생긴 길쭉한 물체들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었지요.

 

 

다른 잎에서는 그리 진하지 않은 물체가 꿈틀거리기까지 합니다.

애벌레입니다.

 

 

또 다른 잎 위에선 막 탈피를 한 조금 더 큰 애벌레가 보입니다.

머리는 뿔이 돋은 것처럼 뾰족하고 몸은 울퉁불퉁하며 배 끝에는 긴 꼬리가 있네요.

‘금빛갈고리나방’ 애벌레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잎에서는 애벌레가 붉나무 잎을 갉아 먹는 중입니다.

특이하게 생겼지요?

금빛갈고리나방 애벌레는 붉나무나 개옻나무 등의 잎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7-9월에 애벌레를 볼 수 있습니다.

 

 

가지들이 서로 겹친 곳의 잎끝에는 벌써 번데기가 매달려있기도 합니다.

조금 납작하면서도 타원형인 번데기를 중심으로 대각선 선이 뚜렷하게 그어져 있습니다.

번데기의 모양이 참 독특합니다.

 

 

번데기 기간은 약 20일 정도 되며, 날개돋이를 한 성충은 애벌레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멋진 빛깔과 모양을 지닙니다.

 

 

다시 붉나무 잎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무엇에 놀랐는지 애벌레 한 마리가 몸을 웅크리고 있더군요.

갈색과 흑색 등이 섞인 울퉁불퉁한 몸이 반들거리는 것이 새똥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길이 약 20mm 애벌레들이 나뭇잎 위에 있어도 새들이 눈치채지 못할 듯 합니다.

 

조만간 꽃을 피워낼 붉나무가 아낌없이 금빛갈고나방 애벌레들에게 잎을 내어주고 있더군요.

오늘은 비를 피해 찾아갔던 붉나무에서 특이하게 생긴 애벌레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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