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묘한 분위기 속에 펼쳐진 붉은 잎과 꽃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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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묘한 분위기 속에 펼쳐진 붉은 잎과 꽃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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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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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묘한 분위기 속에 펼쳐진 붉은 잎과 꽃차례

       
       

 

오전 한때 암석원 건너편 하늘빛은 짙은 먹색이었는데 반대편에서는 난데없이 강한 빛이 쏟아지며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앙상해진 숲 너머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조차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고개를 찬찬히 돌리다가 암석원 한쪽 입구에서 크게 자라 가지를 넓게 펼친 섬개벚나무 앞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햇빛 때문인지 희끗희끗하게 보이는 줄기가 이상하게 멋있어 보이더군요.

 

 

정작 회갈색 줄기는 군데군데 수피가 벗겨지기도 하고 혹처럼 부푼 부분도 있으며 선태식물과 지의류가 덮여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안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먹구름 낀 하늘을 배경으로 구불구불한 잔가지들이 밝게 빛나는 머귀나무도 인상적이더군요.

 

 

슬며시 암석원 입구 섬개벚나무 앞으로 다가섰더니 붉은빛 나뭇잎들을 매달고 있는 가지가 보이는 것입니다.

한 나무에서도 외딴 모습인 가지가 있다니 이상하지요?

 

 

더 인상적인 것은 그 가지에는 붉은 나뭇잎과 함께 긴 꽃차례가 솟구쳐 있다는 것입니다.
꽃차례의 꽃들은 이미 시들었습니다.

 

 

옆 가지에도 꽃차례들이 몇 개 보입니다.

붉은 나뭇잎을 매달고 있는 가지 곁으로 뻗은 가지에서 유난히 붉은 빛을 띠는 겨울눈들이 뾰족한 모양이 괜스레 심상찮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이 기분은 묘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날씨 탓일 수도 있습니다.

간혹 꽃이 피는 시기가 아닌데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 불시개화(不時開花 : 외부자극이 생리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꽃눈이 이상발육을 하여 꽃이 피는 시기가 아닌데 꽃이 피는 현상)

 

 

섬개벚나무는 제주도 해발 500-1,200m의 산 중턱 이상 숲속에서 자라는 낙엽활엽교목입니다.

식물의 이름은 섬(제주)에 자라는 개벚나무라는 뜻을 지닙니다.

꽃은 4-5월에 총상꽃차례로 피어나고, 열매는 8월경 황적색에서 자흑색으로 익어갑니다.

 

 

강렬하게 내리쬐던 빛이 갑자기 사라지려는 순간 숲 안쪽에서 큰오색딱다구리들의 지저귐이 들려오더군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머리 꼭대기가 검은 암컷과 머리 꼭대기가 붉은 수컷이 서로 떨어져 나무를 쪼고 있습니다.

먹이를 찾는 중이었나 봅니다.

잠시 후 큰오색딱다구리들 마저 떠나가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순식간에 사방이 흐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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