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유난히 파랗던 하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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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랗던 오전, 하늘을 선회하는 새가 눈에 뜨였습니다. 새는 소리도 내지 않고 유심히 아래를 바라보며 먹잇감을 찾는 중이었지요.
그런데 큰부리까마귀 몇 마리가 새를 쫓으며 다른 곳으로 몰아내려 하더군요. 하늘을 선회하던 새는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종가시나무 위쪽, 새들이 모두 떠나버린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맑았습니다. 그런데 종가시나무 꼭대기에 아직 떨어지지 않은 갈색 열매들이 눈에 뜨이더군요.
그제야 진녹색으로 반들거리는 잎 사이마다 매달린 갈색 열매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종가시나무는 높이 15m정도 자라는 상록활엽교목이지요. 꽃은 암수한그루로 4-5월에 피고, 열매는 이듬해 10월에 익습니다.
아직 떨어지지 않고 깍정이 안에 들어있는 갈색 열매들이 잎 사이에서 반들거립니다. 그리고 가지 끝의 열매 바로 곁에는 겨울눈들이 봉긋하게 솟아나 있더군요.
저 작은 존재들이 품은 것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봄이 되면 저 작은 겨울눈에서 잎과 줄기 그리고 꽃차례가 쑥쑥 자라고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 모습을 상상하며 그저 파란 하늘을 우러르는 겨울눈들과 열매들에게 감탄사를 내뱉어볼 따름이지요.
아직 숲 하부에는 녹지 않은 눈들이 차가운 기운을 내뱉습니다. 그래도 그 위로 떨어진 열매들은 온기로 스르르 주변을 녹이고 있더군요.
다행히 오전 하늘은 파랗게 드높았고 볕이 따사로웠습니다. 쌓인 눈은 빠르게 녹을 것이고 움츠리고 있던 생명들이 슬슬 기지개를 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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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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