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마른 줄기 끝에서 하얗게 몸을 부풀리는 열매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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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주변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더미들이 군데군데 쌓여있습니다. 연못 가장자리도 살짝 얼어붙어 있지요. 이렇듯 찬 기운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데 은근슬쩍 몸을 풀어헤치는 수초들이 보입니다.
연못 안에서 자라는 식물은 키가 참 큽니다. 길쭉하게 솟아오른 줄기 옆으로 자신의 키만큼이나 길고 부들거리는 잎을 낭창 늘어뜨리고는 줄기 꼭대기쯤 핫도그 모양의 열매를 남겨두었는데 그 열매가 목화솜처럼 부풀었습니다. 마른 부들과 애기부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입니다.
맑은 볕이 내리쬐던 때 몸을 풀어헤친 열매들이 바람이 스쳐 지나기만 해도 못이기는 척 종자들을 흩날려 보내는 중이지요.
그중에는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줄기 바로 아래 살얼음 위에 뭉텅이로 떨어져 철퍼덕 퍼진 종자들이 한데 모여 있기도 합니다.
솜뭉치처럼 펼쳐지는 열매를 살펴보면 셀 수도 없이 많은 종자들이 저마다 털을 부풀리고 날아갈 준비가 한창인 모습이 보입니다. 저리 많은 종자들 중 과연 몇이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하지만 처음부터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삶을 개척해야 하는 식물의 모습에선 걱정보다는 활기참이 돋보입니다.
부들과 애기부들은 연못가와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높이 1-1.5cm정도 자라고 꽃은 6-7월에 육수꽃차례(肉穗花序)로 피어나지요. (肉穗花序 : 꽃대가 굵고, 꽃대 주위에 꽃자루가 없는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피는 꽃차례) 줄기 윗부분에 웅화수(雄花穗 : 수꽃이 피는 꽃이삭)가 달리고 그 아래쪽으로 자화수(雌花穗 : 암꽃이 피는 꽃이삭)가 달립니다. 부들은 웅화수와 자화수가 서로 붙어있는 반면 애기부들은 웅화수와 자화수가 서로 2-6cm정도 떨어져 있어 구분이 됩니다.
군데군데 잔설이 남아있어서인지 열매들이 부푸는 모습이 어쩌면 하얀 눈송이들이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지금 연못에선 하얗게 몸을 부풀리는 열매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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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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