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제주 최초 현대식 육우 목장..송당리 국립송당목장(國立濟州道松堂牧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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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제주 최초 현대식 육우 목장..송당리 국립송당목장(國立濟州道松堂牧場)터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7.2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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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은 송당에 국립목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밴플린트 장군에게 맡겼다.

송당리 국립송당목장(國立濟州道松堂牧場)터

 

지역 ; 구좌읍 송당리 155번지 일대
시대 ; 현대(1956~)
유형 ; 산업시설(목장)

 

송당리_송당목장 축사

 

제주 지역 최초의 현대식 육우 목장은 1957년 구좌읍 송당리에 세워진 관영 목장인 국립제주목장이었다. 국립제주목장에서는 외래 목초를 이용한 초지 조성과 개량종 육용우인 브라만종, 면양인 아메리칸 멜리노종을 도입했다.


밴플리트는 자신의 전성기를 한국전쟁에서 보냈고, 가장 사랑하는 외아들을 한국전쟁에서 잃었으니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 애정의 발로였는지 모르지만 한국전쟁 고아 1천명을 제주도로 후송하여 살게 하는 등 제주도와 인연을 맺었고, 美8군사령관에서 전역하여 한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면서 결국 이승만 대통령으로 하여금 국가재건 정책으로 제주도에 대형 목장을 건설할 것을 설득한다.

그 역시 퇴역 후 고향인 플로리다에서 목장을 운영했기에 제주도가 최적의 목장지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당시 제주도의 소와 말의 사육두수는 3만3400마리로서 4.3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1941년의 6만6700마리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제주도의 축산은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없이는 자력으로 회복이 상당히 어려운 지경이었으며 영세농가들에 의해 축산이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1954년 12월 1일 이승만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제주도에 육우 생산을 위한 국립목장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농림부 축정국장 명재억(明在億)이 미국 CAC(민간원조사령부) 직원 3명과 함께 구좌읍 송당리, 표선면 녹산장터, 산천단 일대를 답사하였다.


이들의 내도 소식을 전해들은 길성운 제주도지사는 明 국장 일행을 직접 안내하면서 "제주도는 천혜의 축산지역으로서 앞으로 정부의 지원만 있어준다면 얼마든지 축산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축산발전에 필요한 기반조건인 △도립종축장 설치 △공동목장의 시설확대 △도축장 수리용 시멘트지원 △제주도가축시험소 정비강화 △진드기구제 △국립종양장 설치 등 모두 12개항으로 된 건의문을 전달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6년 5월 23일 밴플리트 장군과 함께 제주도를 방문할 때는 아예 “이번 제주도 방문은 제주도에 큰 목장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공식적으로 말하면서 목장후보지만 살펴보고 서울로 갔다. 1956년 9월에 이승만 대통령은 송당에 국립목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이를 전적으로 밴플린트 장군에게 맡겼다.


1957년 1월 29일에는 제주도 축산개발 1차년 사업비 1억 5,000만 환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3월 28일 한미재단 고문 밴플리트 장군이 구좌읍 송당리 지역을 국립목장지로 확정하였다. 밴플린트 장군은 고향의 유능한 수의사를 채용, 한국 공병대와 농림부의 협력 하에 5개월 만에 300만평의 송당 목장을 만들어 낸다.

4월2일에는 제2군사령관 최영희 중장과 미국인 수의사 스틴슨, 4월 4일에는 전 육군참모총장 이형근이 육군공병감과 함께 송당리의 목장 건설 예정지 시찰과 함께 목장 건설에 필요한 지원 사업을 검토하였다.

4월15일에는 농림부의 목장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목장 명칭을 국립제주도송당목장으로 하고, 목장 건설 공사는 육군공병단이 맡아 7월12일 완공되었다.


겉으로는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정부가 제주도 국립목장 건설을 계획한 것으로 되어 있다. 8월에 송당목장 터에 목장 건설 공사에 착수, 공사비 3,540만환을 투입, 야간공사 끝에 10월 말에 1차 완공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11월에 1차로 육우를 도입했으며, 동시에 대통령령에 의해 국립제주목장으로 공포되었다. 이윽고 12월에 제2차, 이듬해인 1958년 9월에는 제3차 육우 도입이 있었다.


정부는 당초 송당목장의 규모에 대해서 상당히 혼선을 빚었다. 처음에는 1000정보(300만평)에서 3000정보(900만평)까지 얘기가 나오다가 나중에는 녹산장(鹿山場. 지금의 제동목장 일대) 지역을 포함하여 5000정보까지 확장하자는 얘기까지 거론됐었다.

최종적으로는 1000정보(300만평)로 결정했다. 목장 내 시설로는 목장도로 15㎞와 목책 45㎞, 축사 105동, 관사 8동이었다. 관사로는 귀빈용 갑호관사 2동, 을호관사 1동이 포함되었다.


1957년 5월 23일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목장 예정지를 시찰했으며, 오후에 열린 관덕정 앞 시민환영회에서 "우리 국민도 이제는 쇠고기를 먹어야 합네다"라는 연설을 했다.


건설 공사는 서울 소재 동명토건에 낙찰되었다. 건설규모와 형식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적용되는 대단위 육우(肉牛) 목장이어서 외국의 사례를 많이 참고하였으며 외국 자재들이 직접 미국에서 직접 도입됐다. 그러나 공사 실무자들은 제주의 풍토에 생소한데다 교통이 불편해 큰 곤란을 겪었다. 더구나 제주측후소가 가지고 있는 기상자료는 해발 400m 지역에 적용할 수 없었다. 경무대에서는 대통령의 관심사항인 점을 들어 제주도청에 공사를 재촉하는 명령이 계속 떨어졌다.


1957년 8월 9일에 미국산 육우인 브라만 166두가 밴플리트의 고향인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직접 수송돼 35일만에 부산항에 도착한 뒤 LST 2척에 나눠 처음으로 성산포항으로 들어와 목장에 방목되었다.


공사에는 하루 평균 150명, 연인원 8000명이 동원되었으며, 축사 7동, 창고 1동, 특호관사 1동, 을호관사 3동이 건설되고 60㎾의 자가 발전 시설과 35㎞의 철조망과 구내전화 등이 가설되었다.

물이 고이는 송당리 진수내를 막아 소규모 댐을 만들어 여기의 물을 가축 급수장과 식수로 공급하기 위해 풍차도 설치했다. 매설된 수도관만 해도 30리에 이르렀는데 당시로서는 대단한 시설이었다.


그런데 목장 일대는 예로부터 송당마을 공동 목장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공유지는 오름 하나뿐이고 대부분 개인 소유지였다. 따라서 정부는 목장 내에 있는 개인 소유지를 무상 임대 조건으로 확보하도록 제주도에 지시했다. 도지사는 공무원과 지역 유지를 동원하여 거의 반 강제적으로 토지를 확보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계약을 갱신하여 토지 소유주들에게 임대료를 지불한다고 설득하여 공사를 진행했다.


1957년 11월 9일 국립제주도송당목장에서 국립제주목장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듬해인 1958년 5월 15일 국립제주목장의 2차 사업비 1억 1,000만여 환이 조성되었다.

제주축산업은 이승만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성숙단계로 진입할 무렵 4·19 학생의거 이후에 거센 저항에 부딪친다. 국립 송당목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상징적인 정책이었기에 심각한 공격에 직면했다. 장면총리는 송당목장을 이승만 대통령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지목하고 폐쇄를 지시했다.


5・16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후 1962년 5월24일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은 송당목장을 진단하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다. 당시 송당목장은 국립이었기에 공무원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목장장은 전 서울대 농업대학 학장이었다.

대통령은 자신이 미리 보낸 송당목장 조사단의 보고를 받는 중간에 "지금처럼 운영하려면 문을 닫아라”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동행한 밴플리트 장군의 설득에 의해서 폐쇄는 막았지만 결국 민간이양이 추진되고 1963년 1월에 박정희 군사정부에 의해 국립제주목장은 민간에 매각되었다.


현재 제주축산개발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명칭이 송당목장으로 변경되어 소와 말을 사육하고 있다. 1958년 9월에는 송당목장에 대통령 전용 숙소인 특호관사(=이승만별장) 1동(약 43평)도 지었다.(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 집필자 강만익, 제이누리 140426 양영철 글)


목장 내에는 아직도 이승만 대통령 별장인 귀빈사가 남아 있고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113호 제주 이승만별장〉으로 지정되었다.
《작성 1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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