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신을 부르는 곳..월평동 유신당(유신단, 동새미기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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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신을 부르는 곳..월평동 유신당(유신단, 동새미기도터)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8.12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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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을 만들어 놓았다는 뜻으로 유신단이라고도 한다.

월평동 유신당(유신단, 동새미기도터)

 

위치 ; 제주시 월평동 월평1교라는 다리 아래 남쪽 냇가의 동안(東岸)
시대 ; 미상
유형 ; 민속신앙

 

월평동_유신당 동굴제단촛불

 

월평동_유신당

 


이곳은 유신당(龥神堂)이라고 한다. 단을 만들어 놓았다는 뜻으로 유신단이라고도 한다.

어느 특정한 신을 모시는 당이 아니고, 기원자가 각자 자기가 영험하다고 믿는 어떤 신에게도 비념할 수 있고 굿을 하거나 산신제를 올리기도 하던 곳이다.

그러니 고정된 당궐이 없다. 신을 부르는 곳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부를龥자를 쓰는 것으로 생각된다.

도외의 무속인들에게는 '동새미 기도터'로 알려져 있고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기가 몰리는 장소라고 하여 많은 무속인들이 찾는다.


북쪽에서 입구로 들어서면 서쪽에는 돌담을 둘러 막은 소각장이 있고, 아마 굿판을 벌이는 장소로 보이는 시멘트몰탈로 마감한 평평한 공간이 있는데 서쪽 하천 쪽은 옹벽을 쌓았다.

동쪽은 수직 절벽이며 절벽 위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절벽은 평평한 바위로 되어 있어서 페인트로 비원자의 이름이 새겨진 곳을 군데군데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다시 페인트로 칠해 놓아 읽을 수 없도록 하였다.

제주도의 민간신앙에서 돌에 이름을 쓰는 행위는 어디서도 발견된 적이 없다. 아마도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한 것 같다.


절벽 아래에는 자연석을 평평하게 한 줄로 배치한 낮은 제단이 있고 더 남쪽에는 동굴 비슷하게 생긴 조그마한 바위그늘이 있어서 그 안에는 1m 정도 높이의 제단을 마련하였다.

불로 잡귀를 쫓아낸다는 의미로 그랬는지 종이박스 등을 동굴 안에서 태워서 동굴 입구 밖 윗부분이 새까맣게 그을렸다. 필자가 답사했을 때에도 이 동굴 안에는 수십 개의 양초가 켜져 있어서 촛불의 열기로 동굴 안이 후끈거릴 정도였다.


굴 앞에서 내창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계단 옆 절벽에서는 바위 틈으로 작은 샘물(동새미)이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흐른다. 남쪽으로 이어진 절벽에도 이름을 쓰고 페인트로 덧칠하여 지운 흔적이 십수개 남아 있다.


어느 해부터인가 주변에 천막을 치고 있던 육지부에서 온 무속인들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미신행위를 한다고 하여 마을사람들과 충돌이 조금 있었다고 한다.
《작성 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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