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둑 너머 모래밭 바다와 연결.. 하도리 철새도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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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둑 너머 모래밭 바다와 연결.. 하도리 철새도래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11.01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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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에 있는 마을 주민들이 겨울 철새들의 파수꾼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하도리 철새도래지

 

지역 ;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53번지, 970번지, 975번지, 종달리 1439번지 등 창흥동 동쪽과 종달리 서쪽 사이에 있는 습지
분야 ; 지리/동식물
유형 ; 자연유산/철새도래지

하도리_창흥동용천수&습지

 

하도리_창흥동철새도래지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겨울 철새 도래지(Bird Sanctuary)이다. 종달리 지미봉과 하도리 창흥동 사이에 강처럼 보이는 지형에 용천수와 바닷물이 들어와 만들어진 기수역 지역이다.

이 지역 여러 곳에서 솟아나는 탕탕물, 펄갯물 등 용천수는 하도철새도래지의 주요한 물 공급처가 된다.

만약 용천수가 없었다면 하도철새도래지는 바닷물이 드나들어 염분변화가 큰 습지인 염습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 물속에 숭어, 검정말둑, 파래, 새우류, 조개류 등의 풍부한 먹이를 제공해 철새들이 많이 찾아들어 제주 4대 철새도래지중 한곳이 된 것이다.

옛 지도에는 이곳이 용항포(龍項浦)라고 되어 있으며 주민들은 용목잇개라고도 부른다. 탐라순력도에는 현재의 모습보다 훨씬 더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

원래는 용목잇개가 지미봉을 빙 둘러 바닷물이 통하여 지미봉이 섬처럼 되어 있었다는 촌로의 증언도 있다.

매년 겨울이 되면 30여 종류의 철새들이 약 3,000~5,000여 마리까지 찾아오며, 여름에는 중백로·황로·해오라기 등을 볼 수 있다.

희귀종으로 알려진 저어새를 비롯하여 물수리·흰꼬리수리·참매와 같은 맹금류, 그리고 원앙·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알락오리·홍머리오리·고방오리·넓적부리·쇠오리·댕기흰죽지·흰죽지·비오리 등의 오리류이다.

또한 흰물떼새·꼬마물떼새·장다리물떼새·알락도요·민물도요·청다리도요·붉은발도요·메추라기도요·학도요·알락꼬리마도요·삑삑도요·좀도요·깜작도요 등과 같은 도요물떼새류, 논병아리류, 가마우지류, 아비류 등이 정기적으로 도래한다.

간혹 큰기러기·흑기러기·쇠기러기·큰고니·고니 등의 대형 기러기류도 찾아온다. 이밖에 철새도래지 주변의 물가, 인가, 농경지 또는 숲 가장자리에서는 직박구리·물총새·휘파람새·딱새·멧새·동박새·방울새·알락할미새·백할미새·바다직박구리·떼까마귀 등도 볼 수 있다.

북쪽에는 제방둑으로 둘러싸여 있어 파도와 바람을 막아 주며, 또한 수문이 있어 바닷물의 유입을 조절해 주고 있다. 둑 너머에는 모래밭이 있으며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남쪽에는 갈대밭이 발달해 있어서 겨울 철새들의 휴식처 및 은신처가 되고 있으며, 특히 여름 철새들의 번식지가 되고 있다.

동쪽에는 지미봉[165.3m]이 있으며 주변에는 당근·유채·보리·감귤 과수원 등의 농경지가 있어 주변의 농경지에서 오리들이 먹이를 찾는다. 남서쪽에는 취수 시설과 수로 제방 등 옛 시설이 남아 있기도 하다.

서쪽에 있는 마을 주민들이 겨울 철새들의 파수꾼 역할을 해주고 있다. 철새도래지 주변에는 소나무가 군데군데 있으며, 갈대 이외에도 수생 식물들도 있다.

이곳은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는 곳으로, 철새들의 먹이가 되는 게류, 조개류, 파래, 구멍갈파래, 숭어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철원이나 낙동강 하류 등 다른 지역의 철새도래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지만 현재 이곳은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에 의한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도리 창흥동에 관람객을 위한 탐조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지난 2003년 2월 중앙지 경제신문 1곳에 하도리 유지(溜池)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 5월 일반경쟁입찰을 실시해 하도리 유지 11필지 8163평을 일반인에게 매각했다.

구좌읍 하도리 947의 3번지 등 8필지는 A씨에게, 하도리 947의 1번지 등 2필지는 B씨, 947의 2번지는 C씨에게 평당 평균 2만2000원에 매각이 이뤄졌으며 B씨는 잔액을 납부해 소유권이 이전된 상태이다.

이런 사실이 하도리 주민들에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하도리(이장 고성종) 주민들에 따르면 농업기반공사가 개인에게 매각한 유지 11필지 8163평은 속칭 탕탕물, 서느렁물 등 맑은 용천수가 솟아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던 지역이다.

주민들은 “이 지역은 1959년 제방을 쌓기 전에는 ‘용왕포’로 불리며 배들이 드나들어 선착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라며 “행정 당국이 제방을 쌓고 바닷물을 막아 주민들이 농경지로 사용하도록 만들었으나 해수가 올라와 농경지로 사용하지 못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수도가 개설되기 이전에 이곳의 물을 허벅으로 길어다 식수로 사용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애환이 깃든 곳”이라며 “이런 곳을 개인에게 매각한 것은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겨울철이면 세계적인 희귀새인 저어새와 백로, 황새 등 철새들이 보금자리를 트는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지역을 개인에게 매각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지역을 매각할 경우 마을 대표자들에게 알려주겠다고 구두약속을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농업기반공사는 매각을 당장 철회하고 철새들이 찾는 생태계를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업기반공사는 자신들이 소유한 토지를 매각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기공은 현재 활용하지 않는 토지를 매각해 농업생산기반시설을 만들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하도리 유지 11필지를 매각했으며 중앙지에 매각공고를 내는 등 절차상 전혀 하자가 없다는 것.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매각이 이뤄진 지역은 GIS 1등급으로 개발할 수 없는 지역으로 철새도래지에 전혀 피해가 없을 것”이며 “매각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제주일보 030702)

▶저어새 최북단 월동지, 이동경로 연구 핵심


제주 동부의 하도리~종달리~시흥리~성산리에 이르는 해안 조간대는 물새들의 먹이 공급원과 휴식처로서 최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동 철새들의 주요 월동지 및 중간 기착지로서 중요한 공간이다.

특히 하도리 창흥동 해안습지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매년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홍머리오리 등의 오리류를 비롯해 백로류, 아비류, 논병아리류, 가마우지류, 물떼새류, 도요류, 갈매기류, 맹금류 등 50여종 3000~5000마리가 찾아온다.

또 이곳에는 저어새를 비롯해 노랑부리저어새, 흑기러기, 큰기러기, 참매, 물수리 등 희귀 조류가 찾는다.

저어새는 매년 20여 개체가 찾아와 월동하는데 하도리 철새도래지는 저어새의 최북단 월동지로서 저어새의 이동경로와 월동생태를 연구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곳이다.(한라일보 121107)
《작성 141219, 보완 160719, 17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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