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자연의 조화와 생활의 안정 갈망.. 하천리 천제단(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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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자연의 조화와 생활의 안정 갈망.. 하천리 천제단(포제단)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11.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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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마을 단위의 제를 포제(酺祭) 또는 이사제(里社祭)라고 하는데 하천리에서는 천제라고 한다

하천리 천제단(포제단)

 

위치 ; 표선면 하천리 2145번지(한마음초등로341-39).
시대 ; 미상
유형 ; 민속신앙

 

 

하천리_포제단

 

표선면 하천리 표선생활체육관에서 북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500m 정도 가면 북쪽으로 난 시멘트 포장 농로가 있고 거기서 200m를 들어가면 두 갈래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100m 남짓 가면 길 왼쪽에 작은 건물이 보인다.

건물에는 341-39라고 도로명 주소가 붙어 있다. 이 건물이 포제를 준비하는 건물이고 조금 더 안쪽에 자연석을 다듬어 둥글게 쌓은 겹담 울타리 안에 포제단이 있다. 돌로 높게 돌담을 두른 제장 안 북쪽에 제단을 만들었다.

보통 마을 단위의 제를 포제(酺祭) 또는 이사제(里社祭)라고 하는데 하천리에서는 천제라고 한다. 하천리 마을누리집에는 다음과 같은 해설이 실려 있다.

〈인간이 취락을 형성하면서 신앙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우리 선인들도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서 자연숭배(自然崇拜)의 신앙이 싹텄다.

천재지변이나 질병등의 많은 난제가 인간의 능력을 무력화 시켜서 자연의 조화와 생활의 안정을 갈망하는 마음이 천제(天祭)를 올리게 된 동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부락에서 언제부터 천제가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마을에서는 음력 섣달이 되면 초집사방향회(初執事榜鄕會)를 열고 각 성씨별로 제관(祭官)을 선정하여 제물을 봉(奉)하고 제청(祭廳)을 정하는 등의 일을 논의한다.

정월이 되면 처음 정일(丁日) 또는 해일(亥日)을 택하여 자시(子時)에 유교식의 마을제를 지내니 이것을 천제라 한다. 만일 이 기간 내에 마을에 부정한 일, 영장(주민의 사망) 등 그 외 불상사가 생기면 다음 정일 또는 해일로 연기한다.

천제는 제일 3일전에 제관들은 제청에 입제하여 몸과 마음을 정히 하고 귀호(歸好)들의 제청출입을 금하며 부정한 주민은 스스로 출입을 삼가는 등 온 마을이 정성을 드렸다. [※歸好? 뜻 미상]

또한 천제의 경비 등은 제미(祭米)라 하여 부락의 전가구를 대상으로 당시에 많이 생산되던 주곡(조, 밀 등)으로 한되씩을 수집하였다.

제단과 그 주위를 깨끗이 청소하며 제관들은 제청에서 예행연습을 하고 제물 등을 봉하여 이상유무를 확인하여 제에 임하였다.

천제단(天祭壇)은 소달산봉(小達山峰. 작은 오름) 정상에 제석봉이라고 하여 제단이 있어 1920년경까지 지내오다가 그후에는 어떠한 연유에서인지는 잘 몰라도 마을굿이라고 하여 지금 상동(上洞) 소재 앞 천(川)의 선녀굿을 주기적으로 행하여 오다가 그후에는 주기를 두지 못하고 간헐적으로 행하여졌다.

지금 하동(下洞)에 포제가 되살아나게 된 동기도 1946년에도 전체에 호열자가 만연이 되면서 하동소재 앞골창에서 당시 몇몇 사람이 닭과 정기 등 간단히 제물을 올려 마을에 질병이 들어오지 못하게 빌었다고 한다. [※정기? 뜻 미상]

그 후 단(壇)이 숫모르동산으로 옮겨지면서 하동 전 주민이 참가하게 되었다. 근래에 와서 포제단이 현재 위치한 도랑곳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포제 경비로 쌀 대신 약간의 현금을 갹출하고 있으며 13제관으로 봉제(奉祭)하였으나 인구수가 줄고 교(敎)를 숭배하는 주민들이 불참하여 지금은 5제관으로 줄어 약식으로 행하여지고 있다. [※교(敎)를 숭배하는=다른 종교를 믿는?]

13제관(3한관과 10집사)의 직무는 다음과 같다.


· 초헌관(初獻官) : 첫째 헌관
· 아헌관(亞獻官) : 둘째 헌관
· 종헌관(終獻官) : 막내 헌관
· 전사관(典祀官) : 제물의 준비, 진설, 철상 등 제물을 관리하는 사람
· 집례(執禮) : 예를 주장하는 사람(홀기. 笏記) [笏記에 따라 제를 집행함. 사회자의 역할]
· 대축(大祝) : 축문을 쓰고 고(告)하는 사람
· 찬자(贊者) : 홀기에 보조하는 사람[흥(興)을 낭독하여 집례를 보조함]
· 알자(謁者) : 헌관을 인도하는 사람
· 봉향(奉香) : 향을 받드는 사람
· 봉로(奉爐) : 향로를 받드는 사람
· 봉작(封爵) : 술잔을 헌관에 드리는 사람
· 전작(奠爵) : 헌관의 술잔을 신위에 올리는 사람
· 사준(司樽) : 술을 부어주는 사람


5제관은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과 집례 대축을 한 사람이 맡아서 하고 알자 이렇게 하여 5제관이 포제단에서 마을의 모든 일에 무사안일의 정성을 드리고 있다.

지금에 와서는 제청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초헌관을 정하면 그 집을 대신 제청으로서 금줄을 치고 부정한 사람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수가 적다 보니 부녀자 출입을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하천리 홈페이지) 평소에는 제장 안에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작성 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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