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는 청렴하고 유연해야 한다.
상태바
(기고)우리는 청렴하고 유연해야 한다.
  • 김윤영
  • 승인 2023.08.04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윤영 제주시 정보화지원과
김윤영 제주시 정보화지원과
김윤영 제주시 정보화지원과

당신은 청렴한가? 흔히들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청렴이라고 한다. 청렴해야 공정해지고, 공정해야 신뢰가 생긴다. 하지만 지나치게 청렴만 강조하다 보면 유연함을 잊게 되어 적극 행정을 할 수 없게 된다.

중국 명나라에 ‘해서’라는 유명한 청백리 공무원이 있었는데 그는 정2품의 고위 공직자였지만, 죽은 다음에는 돈이 없어 동료들이 돈을 걷었다는 장례를 치렀다는 일화가 있고, 더 대단한 것은 해서가 평생토록 이런 수준의 청렴함을 유지하고 살았다는 것인데...

그는 평생 술과 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았다. 이 정도면 도가 지나치다 못해 매정하다고 해야 할까, 그는 강직함으로 때문에 여러 번 파직을 당해야 했다. 그의 공직 생활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부패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이었다는 호평도 있고 결벽증에 가까운 강박적인 행정으로 주민들과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다.

2023년 현재를 살아가는 공직자들은 “해서”의 어떤 면을 취하고, 또 어떤 면을 버려야 할까? 만약 많은 공직자가 법과 규정만을 고집한다면,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행정서비스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높아진 시민들의 기대와 욕구를 생각할 때 유연함이 없는 강직함이 능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렵지만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민원을 처리하는 것이 유능한 것이다.

청렴하되 무조건 강직해서는 안 된다. 유연과 강직의 딜레마 속에서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라는 주체이기에, 사회적 관계의 중간에서 가장 중립적인 위치에 있을 것을 요구받는 것이 바로 우리 공직자이며 청렴과 함께 우리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이다.

올바른 가치관과 공직자가 지켜야 할 규정들을 잘 숙지하고 유연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청렴이라는 나침반과 함께 시민들을 위한 적극 행정서비스의 미로 같은 골목 안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