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버릴 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비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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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버릴 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비양심
  • 송석철
  • 승인 2013.03.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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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철 서귀포시 안덕면 생활환경담당

송석철 서귀포시 안덕면 생활환경담당
환경의 중요성은 걸음마를 뗀 아이부터 백수(白壽)의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으로 전환해 보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흔히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이 별개라고 하는 것처럼 실천하는 것도 별개인 것일까?

 

생각 없이 버리는 쓰레기로 인해 얼마나 환경이 오염되며 또 그것을 원래대로 되돌리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드는지 비용을 염두에 두지 않고 되짚어 보더라도 가히 충격적이다.

 

예를 들어, 스티로폼이 썩어 자연 상태로 돌아오기까지는 500년 이상이 걸리며, 비닐봉투나 기저귀가 100년, 심지어 일회용 나무젓가락도 20년, 흡연자가 창밖으로 버리는 담배꽁초가 썩어 원래 자연과 융화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애들을 차에 태우고 들로 산으로 가는 중에 피우고 버렸던 담배꽁초와 산에서 김밥도시락을 먹고 버린 일회용 젓가락은 그 자녀가 성인이 되어 결혼할 때쯤 되어야 겨우 분해가 되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행해지는 단순한 행동이 결국은 그 자녀를 쓰레기가 분해되는 곳에서 살게 만드는 것이다.

 

일선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주민이나 관광객들로부터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요구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오름과 올레길을 다니면서 버리고 간 쓰레기부터 길거리에 또는 남의 밭에 버리고 간 쓰레기 등 생활쓰레기로 인한 불편을 행정기관에 호소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행정력을 동원해서 불편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모든 요구를 다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면사무소 자체적으로 직원들과 자생단체를 중심으로 올레길 등에 대한 주기적인 환경정비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쓰레기를 정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일시적이다. 근원적으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실천 가능한 세 가지만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자신이 쓰레기를 버리면서도 다른 사람만 탓하고 있는 지 꼭 한 번 돌아보아야겠다. 아이들이 보고 배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둘째, 가게 앞의 쓰레기는 가게에서 치운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마치 내 집 앞 내가 쓸기처럼 말이다. 물건을 사서 쓰고 버리는 것이 구매자이지만 결국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미간을 찌푸리게 된다면 판매자도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먹고, 쓰고, 남은 것은 가지고 오자. 널린 쓰레기를 주워서 오는 수고까지 하자는 말이 아니다. 빈 생수병, 과자봉지, 비닐봉투 등 내가 가지고 갔던 것을 다시 가지고 오는 수준이면 족하다.

 

생각만 전환하면 매우 단순하고 쉬운 일이다. 지금 버려야 할 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아무데나 버리는 비양심적인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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