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3인방의 놀라운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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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3인방의 놀라운 열정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2.16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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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영민 신상범 한규북 선생에 배운다


연세가 지긋한 분들의 살아온 이야기는 마치 옛이야기처럼 우리의 마음을 울릴 때가 있다. 특히 아직 일천한 경험으로 세상의 멋과 맛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는 삶의 귀감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가 가슴에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최근 현역의 나이를 넘겼음직한 현역 3인방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나서 느낀 점이 많아 졌다.

 

이영민 EM환경센타 이사장

미생물에 평생을 올인하고 있는 유용미생물(EM) 전도사 이영민 EM환경센타 이사장은 올해 77세가 됐다.
아직도 현역에서 열정을 갖고 활기찬 교육을 하고 있다.

 


이영민 이사장의 꿈은 제주도를 친환경 청정지역으로 만드는 일. 그동안 농약과 비료사용으로 죽어가는 땅을 미생물을 활용해 살려보자는 뜻을 품고 있다.


그래서 부지런히 친환경 농업을 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전국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번 구제역 파동 때도 전국에서 구제역 예방을 위한 방안을 물어와 이를 알려주는 등의 활동으로 많은 곳에서 피해를 줄이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제주도 전역의 오염된 땅에 연간 80억원 정도 투입해 10년간만 뿌려대면 제주환경이 살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예산을 투입해 줘야 할 제주도는 지금 양돈장의 악취제거를 위한 예산마저도 EM에는 투입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신상범 제주환경연구센터 이사장

다음은 제주환경연구센터의 신상범 이사장. 올해 만 76세가 된다. 신 이사장은 중앙지와 방송기자로 활동하다가 환경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지난 15년간 환경교육에 몰두해 오고 있다.

 


환경대학이라는 명칭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 환경교육은 제주도민이면 누구나 한번은 받아야 하는 과정으로 인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 교육과정도 도의 예산이 적극 투입되지는 않고 있다.


신 이사장의 꿈은 환경교육은 어릴 때 한번 받으면 평생을 가기 때문에 어릴 때 부터 환경교육을 시키는 것.
"어릴 때 환경교육을 받으면 바로 생활화하기 때문에 어른이 되면 환경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신 이사장의 지론이다.


신상범 이사장과 이영민 이사장은 교사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태극기 할아버지 한규북 선생

다음은 태극기할아버지로 유명한 한규북 선생.

 


평생 국경일에 태극기를 달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 선생은 올해 76세다. 10살 때 해방을 맞고 부산항으로 돌아올 때 그 태극기의 감격을 잊지 못해 태극기 사랑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나눠주는 태극기는 모두 자비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도에서 연간 3백만원이 지원된다지만 너무 약소한 금액임에 틀림이 없다.


더욱이 그 자비로 만들어진 돈이라는 의미가 너무 죄송한 일이기도 하다.
3일에 한번 식사하라고 노점상을 하는 부인이 주는 돈(1만원)을 모아 태극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규복 선생의 꿈은 "전국의 모든 가정이 국경일에 태극기를 다는 모습을 보고싶다"는 것.


이들 현역 3인방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제주도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아무리 옳은 일을 한다 해도 나와 연관이 없으면 다들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미생물은 공부하지 않으면 우리가 알 필요도 없는 분야다. 하지만 알게 되면 생활에서 반드시 실행해야만 할 일이 된다. 그런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환경교육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누구나 본인이 원해서 교육장에 온다. 하지만 교육을 받고 나면 환경이 왜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런 교육이 조용히 만들어지고 있다.


태극기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이 고집은 나라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어릴 때 귀가 터지도록 들었던 애국.


하지만 태극기 게양을 외치는 일이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라면 앞으로 이 일을 지속적으로 할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제주도 현역 3인방의 활약은 널리 알려진 활동들은 아니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무도 하려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돈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 비슷하다.


그래서 이런 일은 누구에게 시켜서 될 일도 아니다. 건장한 젊은이들이 이들 현역을 많이 찾아 공부하면서 그 정신을 이어받는 수 밖에..


제주도의 젊은 청년(?) 현역 3인방이 건강하게 이 일을 계속해 주길 바라면서...도는 물론 행정시와 도민들도 이들 3인방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주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적극적으로 후원해 줄 사람들이 나타난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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