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숲속의 작은 물웅덩이 가장자리 바위 위에 곤줄박이가 앉아있습니다.
물 한 모금을 마신 새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더군요.
아침 하늘이 시큰둥했지만 새의 얼굴만큼은 상쾌해 보였습니다.
아침마다 새들이 즐겨찾는 이 물웅덩이 주변에는 새들이 남기고간 흔적이 드문드문 남아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웅덩이 주변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작은 새들이 그 위를 바스락거리며 거닐기도 하고 조그만 부리로 낙엽을 들춰보기도 하더군요.
불현듯 새가 지나간 자리에서 반가운 얼굴이 튀어나왔습니다.
'세복수초'가 낙엽을 비집고 드디어 고개를 내민 것입니다.
앞으로 이 꽃 앞에서 안달하며 노란 꽃잎이 펼쳐지기만을 기다리게 생겼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순식간에 곤줄박이의 표정처럼 마음이 밝아집니다.
낙엽 위에서 쉬고 있는 거미가 이 마음을 알까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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