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꽃 사진을 펼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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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꽃 사진을 펼치고
  • 한라생태숲
  • 승인 2014.07.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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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오늘처럼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거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조마조마 할 때에는

평온했던 때의 사진을 들춰보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어제의 사진을 꺼내봅니다.

엉겅퀴 꽃이 핀 들판에 아직 비바람이 찾아오지 않을 때의 풍경입니다.

요즘 산책로 주변으로 엉겅퀴 꽃이 한창입니다.

 

 

엉겅퀴 바로 옆 풀잎에 앉은 황알락팔랑나비가 꽃으로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황알락팔랑나비는 초지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나비 중 하나이지요.

 

 

그런데 나비보다 날쌘 곤충이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엉겅퀴 꽃을 차지한 꼬리박각시가 그 주인공이었지요.

 

 

꼬리박각시는 3월에서 10월 사이에 볼 수 있는 나방입니다.

마치 벌새처럼 빠르게 날개를 휘두르며 정지비행을 한 채로 꽃에서 꿀을 빨아먹습니다.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이 곤충이 내는 소리에 놀란 나비가 차마 엉겅퀴 꽃으로 날아들지 못하였지요.

 

 

꼬리박각시가 순식간에 꿀을 빨고 다른 곳으로 날아간 사이 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배를 하늘로 치켜세우고 꽃 속으로 얼굴을 파묻는 모양이 재미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배 아랫부분에는 털이 복슬복슬하여 꽃가루들이 털에 고스란히 달라붙더군요.

 

 

느닷없이 남색초원하늘소가 가시가 뾰족한 엉겅퀴 잎에서 허공을 향해 날개를 펼쳤습니다.

몸의 바탕색이 광택이 도는 짙은 남색입니다.

그리고 긴 더듬이는 제4마디까지 검은색 털 뭉치가 있어 특이합니다.

수컷의 더듬이는 몸길이의 1.5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줄기에는 마치 주저앉은 것 같기도 하고 줄기를 감싸 안은 것 같기도 한 자세를 취한 남색초원하늘소가 한 마리 더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남색초원하늘소는 풀밭에서 개망초나 엉겅퀴 같은 국화과식물에 모여들어 잎이나 줄기를 먹습니다.

알은 풀줄기에 낳는데 부화한 애벌레는 줄기 속을 파먹으며 자라다가 땅으로 내려가 번데기가 됩니다.

 

 

엉겅퀴 꽃이 곱게 피어있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해 많은 곤충들을 유혹하고 그 대가로 자신의 일부를 희생하기도 합니다.

평온하게만 보이는 꽃 주변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 이 사진을 펼친 이유는 태풍 속에서 불안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입니다.

잠시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으십시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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