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국인 여성 사망 유족, "엄벌해 달라" 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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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국인 여성 사망 유족, "엄벌해 달라" 탄원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8.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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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여성 A씨(24)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돈을 뺏은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법정에 회부된 중국인 남성에 대해 피해자 유족이 엄벌에 처해줄 것을 재판부에 호소했다.

피해자 언니는 제주에 있는 지인을 통해 탄원서를 건넸다.

이 지인 여성은 16일 법정에 출석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앞선 재판에서 재판장은 법정 방청석에 참석한 피해자 지인에게 "유족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직접 출석하거나 글로 정리하면 받아들겠다"며 발언권을 허가했다.

제주지방법원은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한 3번째 심리를 이어갔다.

피해자 언니는 탄원서를 통해 "힘도 없는 같은 국적의 여성을 이국땅에서 목과 가슴에 6차례나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은 너무나도 잔혹하다"면서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4개월이 넘도록 여동생이 실종됐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유흥주점 업주와 알선책도 함께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 언니는 "정신질환의 어머니와 남동생, 심장병에 걸린 시어머니가 있다 보니 본인(언니)을 대신해 여동생이 타국에서 가장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로 가족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언니는 동생이 살해되고 시신이 발견돼 경찰 수사가 이뤄지던 지난 5월 11일 서귀포경찰서에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의 언니는 경찰서에서 사건과 관련한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을 문답식으로 주고받았다.

경찰서 조사실을 빠져나온 피해자의 친언니는 "동생과는 지난해 12월 15일쯤 마지막으로 통화했다"면서 "(통화당시) 기분이 별로 좋지 않고, 우울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허일승 재판장의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중국인 쉬모(35)씨는 살인은 인정하되, 계획된 범행은 아니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피해 여성인 A씨는 유흥주점에서 일했었다. 유흥주점에서 알게 된 A씨와 쉬씨는 같은 중국인이라는 공통점에서 서로 가까워지면서 깊은 관계로 이어졌고, A씨가 이를 쉬씨의 아내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자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게 됐다는 것이 쉬씨의 주장이다.

쉬씨는 "범행을 인정하며 죄를 달게 받겠다. 하지만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17일 중국인 여성 살해 사건 범인인 쉬모(35)씨가 범행 장소인 제주시 도평동에서 현장검증 당시 모습. 경찰과 함께 살해 장소에 도착한 쉬씨는 "가족과 지인이 자신을 알아볼까봐 언론에 노출되기 싫다"며 현장검증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여성을 살해하기 직전 여성에게 카드를 빼앗았다.

쉬씨는 살해 후 여성의 직불카드로 현금 619만원을 인출해 카지노 도박과 유흥으로 탕진했다.

검찰은 쉬씨가 살해하기 직전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보고, 계획된 범행으로 최종 판단해 기소했다.

하지만 쉬씨는 카드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는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설명하지 못할 경우 ‘계획범행’이 아니라고 부인하기 어렵다. 설령 이전부터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쉽사리 납득시키기 힘들다.

강도살인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법정 최고형을 피할 수 없다.

쉬씨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쉬씨가 경찰에서 4차례 진술과 검찰에서의 범행과정에 대한 진술에 모순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이 채택한 증거에 동의했다.

하지만 재판이 3차례나 진행되는 동안 피해 여성의 카드 번호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쉬씨의 변호인은 "피해자 여성에게는 카드 2장이 있다. 이 중 한장은 400만원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비밀번호를 알게 됐다. 나머지 한 장의 카드의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경위를 다음 기일까지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 기일은 9월 26일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 심문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유족들이 금전적 합의 의사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공탁 등 합의에 따라 형량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쉬씨는 지난해 12월30일 오후3~4시 사이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인 A(23·여)씨를 차에 태워 제주시 도평동에 있는 한 외곽 길로 데려가 흉기로 목과 가슴 등을 6차례 찔러 살해했다.

쉬씨는 다음날 A씨의 직불카드로 현금 619만원을 인출해 카지노 도박과 유흥으로 탕진했다.

그는 시신을 차에 싣고 다니다 올해 1월3일 새벽 2시경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임야에 유기하고 자신의 지문을 없애려 락스를 뿌렸다.

수사는 지난 4월13일 고사리를 채취하러 나선 50대 남성이 동광리 임야에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데서 시작됐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쉬씨는 시신이 발견된 이후 한달만인 5월 13일 경찰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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